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석유와 국가경제

석유는 세계경제의 가장 중요한 축이자, 군사적인 전략물자인데요. 금융 시장도 석유자본을 중심으로 움직인다고 할 수 있죠. 미국 달러가 기축통화의 지위를 유지하는 이유 중의 하나도 석유결제에 사용하기 때문인데요. 이런 위상 때문에 산유국은 언제나 강대국들의 이권각축의 현장이라 생각합니다. 중동에 대한 전세계적인 관심을 생각해본다면 물론 중동의 산유국들도 이런 이해관계를 잘 알고 있으며, 끌려다니는 게 아니라 OPEC같은 국제기구로 뭉쳐서 오일 쇼크를 일으키는 등 이러한 석유를 잘 이용해 오일로 머니를 끝없이 뽑아낸다고 할 수 있죠.

그야말로 검은 황금. 리비아에서는 국가에서 모든 어린이들에게 노트북을 주는 짓을 해도 돈이 남아돌고 있죠. 사우디아라비아왕가에서 엄청난 부정축재를 하는데도 당장 국가 재정에 문제가 없다 보니 국민이 신경 안 쓴다고 할 정도입니다. 소련 붕괴 뒤 한동안 후폭풍에 시달리던 러시아가 다시 강국으로 부상한 데에도 유가 인상의 공이 컸다고 합니다.

산유국 중에서는 오일 머니로 버티는 곳이 많다 보니 저유가에 취약한 나라가 많은데요. 사우디나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노르웨이에서는 쌓아놓는 게 많아서 석유 값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져도 몇년은 거뜬히 버틸 체격이 되기는 하지만 그 정도 수준까지 안 되고 다른 산업기반도 취약한 산유국들에는 얄짤없죠. 1990년대 러시아가 개판이 된 것도 부분적으로 석유 값이 저조하고 민영화로 재정수입이 넉넉치 않았던 영향이 있었으며 알제리에서는 내전이 터졌고, 베네수엘라에선 빈곤층이 전체인구의 70%에 달할 지경이었습니다. 그리고 내전이 수시로 벌어지거나 국민들이 굶어죽어도 자신들 배를 채우는 데만 신경쓰는 막장 독재자들이 집권하는 국가일 경우에도 얄짤없이 검은 황금이 아닌 악마의 피눈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