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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의 역사를 알아보자

1년 내내 냉기를 사용하겠다는 발상은 아주 오래전부터 있었습니다. 증발을 이용해 차가운 물을 만드는 장치가 동서양을 막론하고 기원전부터 존재했었는데요. 가죽 부대부터 도기에 이르기까지 재질도 다양했으나, 시대가 시대인지라 물을 차갑게 만들기 위해 물을 소모한다는 점에서 사치스럽게 여겨졌습니다. 동양에서는 얼음을 보관하던 빙고에다 진상용 식품을 저장하기도 했는데요.

무더운 여름에도 차갑고 시원한 물이나 음료를 마실 수 있는 건 당시만 해도 극히 일부나 맛볼 수 있는 사치였다고 해요. 조선시대에도 있던 석빙고를 비롯하여 여름에도 음식을 보관할 시원한 창고가 있긴 했지만 실제로 여기에 보관하여도 얼음이 무더운 여름에 남은 경우는 무척 드물었고 그 양도 적었기에 그야말로 황제나 왕족이나 권세 빵빵한 귀족이나 맛볼 수 있었습니다. '벌빙지가'란 사자성어가 있는데 문자 그대로의 의미는 "얼음을 캐다가 쟁여놓는 가문"이란 뜻이지만 성어로서의 의미는 아주 세력 높은 가문이란 뜻이었을 정도입니다.

16세기에는 초석과 얼음을 섞어 빙점 이하까지 떨어트리는 장치가 고안되었고 이는 빙과류 제조에 사용되었는데요. 소형 냉장고는 처음에 지금의 냉동실 자리에 얼음을 두어서 냉장하던 얼음 창고 형태로 시작했습니다. 미국에는 20세기 초까지도 가정마다 이런 얼음을 넣는 냉장고가 있었으며, 매일 얼음을 배달해주는 얼음 배달부인 아이스맨이 인기 있는 직업이었다고 합니다.

이후 기술의 발달로 다양한 방식의 냉장고가 탄생했는데요. 17세기 즈음에 단어 '냉장고'가 만들어졌고, 1755년에 드디어 기계식 냉장기술이 시도되었습니다. 1805년에는 미국의 올리버 에반스가 증기 압축식 냉장고를 설계했으며, 그의 동료 발명가인 제이콥 퍼킨스가 1834년에 지금의 냉장고의 제작 원리가 된 공기 냉동 압축기 즉, 얼음을 인공적으로 만드는 기계를 발명했습니다. 1862년에는 냉장고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영국의 스코틀랜드 출신인 인쇄공 제임스 해리슨이 에테르를 냉매로 사용해 공기압축기를 장착한 냉장고를 선보였는데요. 최초의 가정용 냉장고는 1910년대에 도입되어,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급격하게 확산되었습니다.

냉장고가 발명됨으로써 식료품을 신선하게 유통할 수 있는 기간이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에 집약적인 노동과 장기적인 전쟁이 가능해졌고 그로 인해 산업 문명의 발달 양상이 획기적으로 바뀌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냉장고가 보급되기 이전과 이후의 유럽인들의 평균 신장 또한 변화했는데, 이는 신선한 과일이나 고기를 제때 먹을 수 있게 된 것이 원인으로 엄청나게 획기적인 일이었죠. 더불어 괴혈병도 완전히 퇴치되는데 공헌했다고 할 정도입니다.